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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December 14, 2010

저물어가는 2010년을 보내며



허병권 | 부지부장


연말이면 송년회다 뭐다 해서 정신없이 술자리에 쫓아다니게 되고 자연스럽게 반은 술기운에 나머지 반은 연말기분에 젖어서 보내기 마련입니다.

작년은 파업하느라 바빴고 올해는 뭐했지?

잠시 동안 올 한해를 뒤돌아보았습니다.
연초부터 징계위원회에 대리인으로 출석하여 사측의 조합원 징계에 맞서서 열심히 싸웠던 것부터 시작하여 5월에 재파업을 준비하기 위해서 발벗고 뛰어다닌 것 등등이 생각났습니다. 자세히 따져보지 않더라도, 올 한해도 정말 쉽지 않았던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저물어가는 한해를 보내자니 반성도 반성이지만 내년은 또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사실 부담과 걱정이 앞섭니다. 또 해고자들과 조합원들의 징계가 아직 원상회복되지 않아서 가슴 한구석이 매우 시리고 안타깝습니다.
얼마 전 아이들과 자전거로 한강변에 갔다가 강물 위를 유영(游泳)하고 있는 기러기들을 보았습니다.
약간 길지만 기러기에 관한 감동적인 글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기러기들이 겨울 철새로서 자연에 굴복하지 않고 집단적인 힘을 통해서 생존하는 방식을 교훈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철도노동자들도 기러기처럼 해고자와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민주노조의 전통으로 계속 지켜왔고 앞으로도 계속 유지, 발전시켰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당신은...
먹이와 따뜻한 곳을 찾아
40,000km를 날아가는 기러기를 아십니까?

기러기는 리더를 중심으로
V자 대형을 그리며
머나먼 여행을 합니다.

가장 앞에 날아가는 리더의 날갯짓은
기류에 양력을 만들어 주어
뒤에 따라오는 동료 기러기가 혼자 날 때보다
71%정도 쉽게 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들은 먼 길을 날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울음소리를 냅니다.

그 울음소리는
앞에서 거센 바람을 가르며
힘들게 날아가는 리더에게 보내는
응원의 소리입니다.

기러기는 40,000km의 머나먼 길을
옆에서 함께 날갯짓을 하는
동료를 의지하며 날아갑니다.

만약 어느 기러기가
총에 맞았거나 아프거나 지쳐서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다른 동료 기러기 두 마리도
함께 대열에서 이탈해

지친 동료가 원기를 회복해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또는 죽음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동료의 마지막까지 함께 지키다
무리로 다시 돌아옵니다.


-톰 워샴(Tom Worsham)의 기러기 이야기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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