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pril 10, 2011

[편집자 서문 ] 아름다운 봄날을 위하여


겨우내 잠과 싸웠다. 불면의 나날들. 이불 속에서 웅크린 채 숨죽이며 오지 않는 잠을 기다렸다. ‘자다 깨다 꿈인지도 모르게겨울을 보냈는데 결과적으로 겨울잠을 너무 오래 잔 셈이 되었다. 나와 당신들 이야기다. 이불 밖에는 벌써 봄이다.
 
늦었다 4월호.
두터운 이불 속에서 이제 막 빠져나와 아직도 그 속에서 웅크리고 있을 당신들을 위해 지부사무실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편집에 임했다. 워낙 위험한 물건들을 다루다보니 편집 삼매경에 빠졌을 때도 혹시나 등 뒤에서 누가 보고 있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가끔은 두려웠다. 그동안 형성된 서울기관차 노보의 팬덤(Fandom), 또한 편집장을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여성팬들이 한 순간에 등 돌릴 수 있음을 각오했다. ‘SEX'에 대해 아직 내진설계가 미흡한 철도현장이 진도 9.0 이상의 충격적 지진파를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예술적 몰취미라 해도 상관없지만 검열을 할 수는 없었다. 결국 표현의 자유가 승리했고 빠콩과 나는 한배를 탔다.
 
화창하고 따스한 봄기운 속에서 서울기관차 노보 83호를 들고 기관차에 오르는 당신을 떠올린다. 제어대 앞에서 책장을 넘기다 문득 마주하는 그림들. 예기치 못한 당혹스러움과 충격에 휩싸일 당신을 상상한다.
겨우내 얼었던 철도현장이 새로운에너지로 충만해졌다.
 
, 이 얼마나 아름다운 봄날인가?


서바이벌, 나는 기관사다


나는 기관사다

<1.17 노사합의서는 폐기되어야 한다>

전성철 | 조합원


노사합의서

동력차승무원의 새로운 근무체계 시행과 원활한 인력운영을 위해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일반철도 부문의 기관사, 부기관사 정원을 통합관리하고, 디젤차량 또는 제1종전기차량 운전면허를 취득, 소정의 자격경력 요건을 갖추고 자격심사에 선발된 직원은 기관사로 임용한다.
2. 2인승무(기관사 2인 또는 기관사부기관사) 열차에 대해 편도 연속운전(열차단위) 구간이 245km 이상인 경우 기관사 2인 승무로 한다.
3. 기관사부기관사 혼합승무 열차를 기관사 2인이 승무하는 경우 승무수당은 월 승무근무표상 기관사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정된 경우 기관사 수당을, 부기관사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정된 경우 부기관사 수당을 지급한다.
-중략
6. 동력차 승무원 승무수당 체계변경은 2011. 4. 1일부터 시행한다.
2011. 1. 17.


상조회 사건의 뒷북을 치다






선수 : 강영규, 김대환, 김태형, 류기윤, 박흥수, 손재홍, 조재영, 표명수
대화 정리 : 김선욱



퇴직자 기념품, 사건의 발단
 
찌질남 : 전국의 향우회, 동호회가 난리가 났다. 회칙개정 하느라고. 동생 직장에서도 상조회가 난리가 났단다. 퇴직 기념으로 받아가던 것인데 금값이 오르다보니 욕심도 생기고 형평성 문제도 생기고... 나쁜 선례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들은 아니지만, 이런 자리를 통해 조합원들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한다.
 
무전기 : 상조회 문제가 이렇게까지 불거진 게 너무 안타깝다. 이 문제가 더 커지면 상조회 탈퇴 이야기까지 나올 수 있다. 금 한 냥이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다. 맥시멈 10만원. 정년하시는 선배를 생각하면 큰 건 아니지만 해가 갈수록 부담이 되기도 한다. 선배들이 먼저 정리를 해주었다면 쉽게 풀릴 수도 있는 문제였다.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먼저 양보를 하는 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겠나...

복지는 세금이다



ctrl | 조합원
 
연말정산, 재미 좀 보셨나요?
 
좀 늦은 이야기지만 작년 연말정산에 소득공제 많이 받아서 세금 좀 아끼셨나요? 개인마다 조건이 달라 연말정산이 13월의 보너스가 된 분도 계실 것이고, 13월의 세금폭탄이 되신 분도 계시겠지요. 혹 공제 받을 수 있는 항목인데도 본인 또는 연말 정산 담당자의 실수로 누락 된 분도 계실 텐데요. 다가오는 51일부터 31일까지 있는 종합소득세 확정 신고 기간에 빠뜨리지 마시고 환급 받지 못한 세금 꼭 환급 받으시길 바랍니다.
종합소득세 확정 신고는 세무서에 직접 가서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발품과 시간 등 기회비용이 많이 소모되므로 국세청 홈텍스 (http://www.hometax.go.kr) 에서 전자납부 신청을 하면 2만원을 더 환급을 해준다고 하더군요. 자세한 것은 자료 수집을 해서 올리고 싶지만 시간부족으로 올리지 못하는 점 죄송합니다.
이번에는 세금과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두서가 없더라도 양해해 주시길 빕니다.

에로티시즘






박흥수 | 조합원
 
드디어 다른 영역에 들어왔다. 오늘의 주제는 모든 남성, 아니 모든 인류의 가장 큰 관심사인 에로티시즘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지금 잠시 눈을 감아 보시라. 햇살이 나른하게 창가의 커튼을 두드린다. 침대의 얇은 시트는 제멋대로 구겨진 채 알몸의 남녀를 반쯤 덮고 있다. 막 늦잠에서 깨어난 두 사람은 개구쟁이의 미소로 서로의 달짝지근한 살 내음을 맡는다. 아주 조금씩 장난치듯 서로의 몸을 쓰다듬던 손길은 심장의 고동이 다른 박자로 뛰기 시작하는 순간 점점 더 끈적거리고 거칠게 변한다. 아 얼마나 황홀하고 행복한 순간인가? 이제 침을 꿀꺽 삼키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얼굴들'에게 보내는 새벽 편지





정창식 | 조합원
 
며칠째 코를 훌쩍이던 아들 녀석 탓인지, 이틀을 연속해서 밤 승무를 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몸이 무겁고 콧물이 계속 나온다. 유난히도 춥던 지난겨울 동안에도 걸리지 않던 감기가 봄은 그냥 갖는 게 아니라는 듯 그렇게 찾아왔다.
고요. 이른 아침부터 장난감 권총을 들고 설치던 아들이 학교를 가며 놓고 간 고요가 고맙다. 창밖으로 바싹 마른 상수리나뭇잎들의 곡예비행을 구경하다 삽을 찾아들고 마당으로 나선다. 삽질이 수월한 게 완연하게 녹은 땅의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이미 땅속에는 봄이 찾아들어 있었다. 화단가에 벽돌을 세우고, 계분을 뿌린 흙을 뒤섞으며 겨우내 입가를 맴돌던 싯구절 하나 들춰본다.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곽재구, 사평역에서
 

겁없는 세상을 꿈꾸는 똥꼬일기


- 1박 2일 치질수술을 마치고 -

표명수 | 조합원
 
 
여보, 겁나지?” “그럼겁나지…….”
일주일이 넘도록 응가할 때 통증과 출혈이 계속될 즈음, 병원에 가보기로 결정했다. 최악의 경우? 수술해야할지도.
But 희소식!! 진료 전날 동대구에서 만난 경섭군 . “그거 별거 아녜요. 병원 가서 약 좀 먹고 좌욕하면 괜찮아져요.”
옆에서 듣고 있던 짝꿍 준혁형도 . “수술도 별거 아녀. 포경수술이랑 똑같햐~” 하반신 마취수술 유경험자다운 쿨~한 반응^^(난 겁난다고!)

대갈장군의 쿠바 여행기




김찬봉 | 조합원



11년 전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빨간 표지의 체 게바라 평전을 보고난 뒤 체 게바라라는 인물에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언젠가 쿠바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작년 말 드디어 하바나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을 출발, 벤쿠버를 경유해 토론토에 도착한 시각은 23시30분. 하바나행 비행기는 다음날 08시라 공항에서 노숙을 하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11월 토론토의 기온을 혹독하게 체험한 몸에서는 삐거덕 소리가 난다. 하바나행 항공권을 발급받고 비행기에 오른다. 4시간 후 멀리 에마랄드 빛 산호초 해안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40인승의 작은 비행기는 호세마르티 공항 활주로에 무사히 안착한다(사실 많이 흔들려 무서웠음). 인천을 출발해 쿠바에 도착하기 까지 장장 36시간이 걸렸다.
카리브해에 있는 섬이라 더울 거라는 예상과 달리 선선한 바람이 분다.
장시간 끝에 입국심사대를 통과하고 택시를 타고 내가 묵을 카사(민박)으로 향하는데 가는 길에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오래된 올드카들이 아직도 하바나 시내를 활보하고 다닐 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에는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사진들 그리고 각종 혁명구호들이 나부끼고 있다. ‘아~내가 드디어 쿠바에 왔구나’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설레인다.
무거운 짐을 들고 4층까지 낑낑 올라 민박집 무을 두드리니 건장한 아저씨가 문을 열어주는데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로 말한다. 통 뭔 말인지... 생존 스페인어라도 공부 안 하고 온 것을 후회하면서 한참을 둘이서 서로 다른 말로 떠들어 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