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Tuesday, December 14, 2010

제국과의 전쟁



Anonymous | 조합원
 
 
www.mastercard.com이 쓰러졌다.”
 
조금 전까지 fire! fire!를 외치던 전세계 수천 명의 네티즌들이 모인 mIRC #OperaitonPayback 채널의 채팅방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인도, 이탈리아, 스페인, 헝가리, 독일, 미국에서도 다운!!” 이들은 서로 'downforeveryonerorjustme.com'이나 'isitup.org'과 같은 사이트를 접속하여 해당 사이트가 다운되었음을 캡쳐한 인증샷을 날리며 서로를 축하한다. 그러는 동안에도 어떤 네티즌은 침착하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Keep firing(사격을 유지하라!)”

>> http://downforeveryoneorjustme.com/www.mastercard.com 해당 사이트의 다운 여부를 알려주는 사이트


‘아마존닷컴, 페이팔닷컴,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스웨덴 검찰청, 스웨덴 로펌, 북커스닷컴...’

최근 anonymous로 불리는 해킹그룹이 공격을 감행한 ‘타깃’들이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처럼 Wikileaks라는 미국 외교 전문 폭로 사이트의 운영자 줄리안 어산지가 체포된 것에 항의하여 전세계의 수많은 네티즌들이 사이버전쟁을 선포했다. 이들은 검열 반대, 줄리안 어산지의 석방, 국가테리리즘에 대한 반대, 진실을 공개하라 등의 주장을 펼치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현재 Anonymous(익명자)라는 이름으로 유투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하여 wikileaks의 지지자들을 결집하여 온라인에서 강력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단체도 아니고 친분관계도 없는 그저 익명의 사이버 동지들이다. 외국 언론들도 이들을 느슨한(loose)한 연대체라고 표현한다. 지금도 인터넷 상에서 anonops 혹은 Wikileaks, OperationPayback, Leakspin 등의 검색어로 검색하면 그들의 역사와 주장, 계획을 알리는 수많은 동영상, 웹자보, 각종 패러디물 등을 볼 수 있다. 바야흐로 인터내셔널 잉여력의 대폭발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당신이 원한다면 전세계 네티즌들이 벌이는 사이버전쟁에 함께 참여할 수도 있다. (응?)
 
 
LOIC(Low Orbit Ion Cannon)

이들은 IRC(Internet Relay Chat)라는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주로 의견을 교환하며 실시간 공격상황을 모니터링한다. #OperationPayback(복수작전)이라는 채널의 채팅방에는 매일같이 수백~수천의 네티즌들이 상주하며, 복수의 대상이 되는 사이트들을 맹폭격하고 있다. LOIC(Low Orbit Ion Cannon)라고 불리는 간단한 DDoS 공격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이 프로그램을 웹상에 구현해 놓은 JSLOIC(Jaba Script Low Orbit Ion Cannon)라는 특정 웹페이지를 통해 위키리크스에 적대적인 모든 사이트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다. 그렇다고해서 언론의 보도처럼 이들이 모두 해커는 아니다(참고로 국내의 왠만한 위키리크스 보도 기사는 거의 가디언을 비롯한 외국 언론사들의 기사를 번역한 수준이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이버상의 역동적인 상황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기사는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그나마 뷰스앤뉴스의 박태견 기자의 기사가 훌륭한 편이다). 물론 anonymous라는 그룹은 해킹으로 국제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위키리크스를 둘러싼 공방은 기존 해킹 그룹의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도 anonymous로 조직되는 양상이다. 다시 말해 더 이상 anonymous는 소수의 해킹그룹이 아니라 빅브라더에 맞서 인터넷 검열을 반대하며 표현 자유의 가치를 지키려는 네티즌들의 국제적 연대체로 성장하고 있다.
 
채팅방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대화를 보면 실제로 일부를 제외하곤 일반 네티즌들과 다를 바 없다. 마치 디시인사이드의 잉여*들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아니, 실제로 anonymous와 깊은 관련이 있는 4chan.org는 영문판 디시인사이드이다. 말이 필요 없다. 직접 방문해 보시라. 일본의 오타쿠 문화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어디나 그렇듯 ‘병신력’을 외부로 발산시키려는 이들의 욕구로 인하여 한 때 유투브는 성인비디오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사이트의 설립자인 22살의 청년 크리스토퍼 풀은 작년 TIME지가 뽑은 최고 영향력 있는 인물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말도 안 되는 농담도 하고, 가끔은 야한 사진을 띄우거나 포르노 사이트 링크를 걸기도 하는 등의 놀이를 즐기는 익명의 네티즌들이 있는가 하면 끊임없이 타깃(공격 목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각국의 언론을 실시간 모니터링하여 기사를 링크하는 열성 분자들도 있다. 애니메이션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덕후들도 있고, 심지어 필자와 같은 쌩초짜도 한 이틀 밤새며 이들과 어울리다 보면, 어느새 다른 네티즌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기도 한다. 이들은 이렇게 채팅방에 모여 시시껄렁 농담도 하다가 또 중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공식 위키리크스 페이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즐거운 전쟁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잉여 : “나는 방구석에 틀어 박혀 밥이나 축내는 잉여인간” 한자 그대로 ‘남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취업도 못하고 사회적으로도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 자신들의 처지를 빗댄 자조 섞인 말이다. 어떤 일에서든 제대로 된 자신의 역할이나 가치를 찾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무능하고 쓸모없음을 공격하는 용어로도 쓰인다. 일부 누리꾼은 줄여서 ‘잉여’라고도 한다
 
 
리더를 둘러싼 논쟁


며칠 전 채팅방에서는 리더에 관한 논쟁이 벌어졌다. 트위터를 통해 전달된 메시지는 DDoS공격을 잠시 중단하자는 것이었는데,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이들은 아마존닷컴을 공격한 적이 있었는데, 실패로 돌아갔다. 아마존닷컴의 서버가 워낙 대용량이라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트위터에서는 당시 공식적으로 “아직 우리의 힘이 충분하지 않다”라고 트윗을 날리기도 하였다. 아마존닷컴 공격 실패를 계기로 이들은 이후 <leakspin>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시도한다. 더 많은 사이버 전사를 모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잠시 DDoS 공격을 중단하고, 유투브 등을 통해 anonymous의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배포하는 등의 선전-프로파간다-에 집중할 것과 위키리크스의 폭로 파일을 전세계로 더욱 확산시킬 것을 주문했던 것이다. 그러나 채팅방의 수많은 네티즌들은 처음부터 단일한 조직도 아닐뿐더러 아예 통제가 안 되는 인간들 아니던가?
우리에게 리더 같은 건 필요 없다며 당장에 ‘힐러리 클린턴 사이트’와 ‘트위터’ 사이트 등에 캐논포(DDoS공격)를 작렬시켜야 된다는 주장을 하는 급진파, 그리고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하기 전까지 공격을 중지해야 한다는 온건파 간에 논쟁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자기 이야기를 하는 채팅방의 특성상 논쟁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직도 이들은 따로 또 같이 때론 집단적으로 공격을 감행하며 종잡을 수 없는 전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들이 마치 해커인 양 불리우고 앞서 소개한 프로그램을 통해 DDoS공격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소수의 진짜 해커들 혹은 프로그래머들의 공이 큰 것이 사실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JSLOIC와 같은 프로그램은 해킹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이들도 쉽게 웹페이지에 접속하여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해킹(사실 정확한 표현은 트래픽 공격이다)의 대중화를 이루어 낸 것이다. 해킹의 대.중.화!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 없이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공격대상이 되는 사이트 주소를 입력하고 엔터를 치면 그만이다. 때문에 이것이야말로 삽시간에 수많은 네티즌들이 이 사이버전쟁에 동참할 수 있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다.
 
 
압박받는 위키리크스
 
 위키리크스의 재정적 후원 통로였던 www.paypal.com이 위키리크스의 기부금 계좌를 폐쇄시켰고,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사 또한 이 대열에 동참했다. 미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도 공개적으로 줄리안 어산지를 비난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즈는 미 정부의 압력에 못 이겨 더 이상 위키리크스의 폭로를 보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예외는 아니다. 트위터는 트윗을 통해 DDoS공격을 주도한 계정을 차단시키기도 하였고, 트위터의 기능 중 하나인 ‘trends’에서 위키리크스 관련 단어를 제외시키기도 하였다(일종의 우리나라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따위의 기능과 유사하다). 페이스북 또한 자신의 사이트 이용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계정을 폐쇄시켰다. 뿐만 아니라 오전까지 있었던 위키리크스 지지자들의 주장이 담긴 웹페이지가 사라지기도 하고 또 새로운 웹페이지가 생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IRC의 한 채팅방을 운영하는 네덜란드의 16세 소년이 체포되었다는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스웨덴 법원은 줄리안 성폭력 혐의로 어산지를 구금시켰고, 보석 요구를 기각시켰다. 그러나...



 
브이포벤데타와 해적
 
>> 원래의 로고의 문구는 the pirate bay(해적 베이)
이지만 operation payback(복수작전)라는 문구를
통해 해적당이 위키리크스를 지지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pirate-bay는 비트토런트(Bit-Torrent) 검색 
사이트로도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다.
세계 각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키리크스를 둘러싼 공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유럽의 해적들이 위키리크스를 지지하고 나섰다. 스위스 해적당*은 위키리크스 사이트의 미국 도메인이 박탈당하자 현재의 wikileaks.ch  도메인을 제공하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전세계 네티즌들이 사이버전쟁을 선포하며 그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다. 더욱이 그들은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익명의 가면을 쓴 수천, 수만의 네티즌들은 모두 이름 없는 anonymous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보안 회사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LOIC 프로그램이 다운로드 된 횟수가 4만 회라고 하는데, 실제로 P2P사이트를 비롯한 암흑의 경로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의 위키리크스 페이지에 따르면 현재(12월 12일) 인터넷을 통해 위키리크스 지지 의사를 밝힌 네티즌 숫자가 1,271,614명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겨우 최근 한 달 사이의 집계이므로 위키리크스의 지지자들은 더욱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적당 : ‘해적당’은 유럽등지에서 현재의 저작권 시스템을 반대하고 정보공유를 주장하는 등 인터넷 검열을 반대하는 활동을 하는 정당이다. 지적재산권 강화, 인터넷 검열과 감시, 테러방지를 명분으로 한 국민통제가 강화되는 상황 속에서 이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해적당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 스웨덴 해적당의 당수가 고려대에서 강연을 하기도 하였으며, 국내에도 ‘해적당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pirateparty.kr).




더욱이 아마존닷컴이 위키리크스에 서버 제공을 중단한 이후 위키리크스는 전세계 네티즌을 대상으로 미러사이트(복제사이트)를 만들 것을 요구함에 따라 현재 위키리크스의 홈피와 똑같은 복제 사이트는 이미 수천 개에 이른다. '미러 사이트'란 ‘위키리크스’ 본체와 동일한 정보를 공개하는 사이트를 가리키는 것으로, 본체와 다른 도메인(인터넷주소)을 갖고 있어 본체 사이트가 차단돼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마치 혹 떼려다 수천 개의 혹을 붙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트위터에도 익명을 표방하는 수많은 계정이 생기고, 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트윗을 복제, 전파함에 따라 어느 한 계정이 차단되거나 중단되더라도 이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계정이 폐쇄되면 다시 또 만들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제 처음 시작한 ‘원본’은 사라졌고, 모두가 복제의 복제자가 되었으며 모두가 복제의 원본이 된 셈이다. 굉장히 흥미로운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이 anonymous라고 불리는 혹은 자칭하는, 개인 혹은 그룹들은 이것을 놀이처럼 즐기며, 세계정부를 상대로 숨바꼭질하듯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을 정확히 알고 있으며, 그 무엇으로부터 구속받지 않는다. 온/오프 라인을 넘나드는 그들의 전략은 넘치는 잉여력과 고도의 전문성 그리고 자발성에서 나온다. 때문에 ‘빅브라더’가 이들을 통제하거나 제어하기에는 그리고 이 모든 정보들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키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인터넷, 그리고 초국적 자본들의 이윤추구를 위해 인터넷을 통해 세계를 하나로 묶으려는 저들의 가상한 노력들은 이제 역으로 스스로의 발목을 붙잡게 될 지도 모른다.
제국에 맞선 제다이들의 역습! 키보드 워리어들의 성전!
 
 
Leakspin operation
 
>> 줄리안 어산지의 석방을 요구하는 스페인 시위대

한편 이들의 투쟁이 온라인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스페인, 호주, 브라질, 네덜란드, 독일, 멕시코, 영국, 콜롬비아, 에스파냐, 페루 등 수많은 나라에서 위키리크스의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줄리안 어산지의 석방을 요구하며 무엇보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부르짖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에는 집회 일정이 올라오는데 참석/불참 선택 버튼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참석자 명단과 인원수가 공개되고 댓글을 달아 집회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잠깐! 이 시각 방금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독일의 언론 슈피겔의 기사이다. 줄리안 어산지의 지지자들이 드디어 <Leakspin operation>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기존의 사이버 전략을 변경하여 이제  온라인으로부터 거리로 나와 항의를 펼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시위자들은 벤데타의 마스크를 쓰고 줄리안 어센지의 사진을 앞세웠다고 한다.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알리칸테, 발렌시아, 세비야와 코루냐, 부에노스 아이레스, 리마와 보고타와 스페인어권 세계의 다른 도시들까지...
과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이들의 투쟁은 앞으로 또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에필로그
 
1.
사실 필자는 위키리크스가 폭로하겠다는 최후의 심판 파일(1.4기가바이트)을 다운받아 놓기는 했지만, 사실 그것보다 저들의 사이버 상에서 펼치는 싸움의 양상들이 흥미로웠다. 문서가 폭로되어 세상이 발칵 뒤집혀졌으면 좋겠지만, 과연 그런 걸로 세상이 바뀌다면 오히려 허무하지 않겠는가? 그것보다 차라리 미국을 중심으로 위키리크스 탄압에 동참하는 세계 각국 정부, 그리고 미국 정부에 압력을 이기지 못해 위키리크스에 등을 돌려버린 초국적 자본과 언론사들. 정치인들.... 이 거대한 빅브라더에 맞서 싸우는 전세계 깨어있는 시민들의 싸움이 더욱 흥미로웠던 것이다. 저 거대한 무리들을 하나의 제국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이에 맞서는 세계 민중들은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이들은 해커도 아니고, 사이버전사도 아니다. 언어와 피부가 다르고 사상과 종교가 다르고 취향도 제각각인 이들이 서로 줄리안 어산지의 석방을 요구하며, 위키리크스의 탄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부르짖으며 서로가 일종의 ‘공통’의 되기를 선택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들 말대로 anonymous-익명자! 모두가 같은 가면을 쓴 익명자들.
 
2.
필자는 궁금증 반 호기심 반으로 이 익명의 사이버 워리어들과 접촉하고 싶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언어가 가로막는 장벽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나 밤을 새워 검색을 한 끝에 드디어 anonymous들의 아지트를 찾아냈고, 그 채팅방에 접속을 하였다. 새벽시간 무려 3,000여명의 전세계 네티즌들이 한 방에 모여 채팅을 하고 있었다. 이들이 벌이는 전쟁은 일종의 게임이자 유희였다. 언어의 장벽은 구글 번역기와 참전의 의지 앞에 무너져 내렸다. 채팅을 통해 전쟁에 참여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물어보았고, 이들은 바로 웹페이지 링크를 통해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는 곳으로 나를 안내해 주었다. LOIC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설치해야 할 프로그램이 있었다. 한 친절한 익명의 네티즌의 도움으로 필자와 1:1채팅을 통해 친절하게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마스터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의 원리는 간단하다. 예를 들어 특정 사이트에 엄청난 접속자가 동시에 몰리면 사이트가 다운되는 현상과 같은 방식인 것이다. 얼마 전 북한의 해커들이 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남한을 초토화시켰다고 언론에서 호들갑 떨다가 결국 그 주인공은 중,고딩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사건이 있지 않았던가? 그렇다. 바로 DDoS!!
 
[22:54] <p****u> attack status is all fail.. is this normal???
[22:55] <LeeviON> yes
[22:55] <LeeviON> that is good
[22:56] <LeeviON> that means that the site is down :P
[22:56] <p****u> thanks.
[22:56] <LeeviON> nope
[22:56] <LeeviON> wait
[22:56] <LeeviON> what site are you engaging?
[22:57] <p****u> api.paypal.com
[22:58] <LeeviON> start engaging www.mastercard.com
[22:58] <p****u> ok
 
필자는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이것이 정상으로 작동하는 것인지를 물어보았고, <LeeviON>이라는 네티즌은 그렇다고 하면서 나에게 이제 페이팔 사이트의 공격은 그만하고 마스터카드사를 공격하라고 제안하고 있다.
며칠 후 필자는 인터넷을 보다 영문으로 된 PDF 파일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내용인즉슨 LOIC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곧바로 채팅창에 이 내용을 알렸다. 그러자 <slysnake>라는 네티즌이 1:1 채팅을 요구해 왔다.
 
[20:04] <slysnake> hey man
[20:04] <slysnake> if you have a VPN
[20:04] <slysnake> you should be alright :)
[20:04] <p****u> vpn?
[20:04] <slysnake> yeah
[20:05] <p****u> sorry. i dont know vpn
[20:05] <slysnake> http://proxpn.com/
[20:05] <slysnake> go there
[20:05] <slysnake> register
[20:05] <slysnake> activate your account
[20:05] <slysnake> download
[20:05] <slysnake> install
[20:05] <slysnake> and run :)
[20:05] <p****u> ok
[20:05] <p****u> thanks
[20:05] <slysnake> it basically hides your ip for you
[20:05] <slysnake> ^_^
[20:05] <slysnake> np man just ask
[20:05] <p****u> ^^;
[20:06] <slysnake> tell me how you get on with that VPN
[20:11] <p****u> Installation Complete. thank...kk
 
VPN-가상 사설망-을 통해 자신의 ip를 숨기라는 것이었다. 아이쿠! 그동안 난 내 ip를 노출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다시 VPN을 검색하였고, 그 결과 내가 쓰고 있는 스마트폰에도 VPN설정 기능이 있음을 알게 되는 커다란 수확을 거두었다. 이제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공격이 가능해진 셈이다(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