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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pril 10, 2011

강릉, 설국의 풍경




류기윤 | 조합원




지난 2월15~16일엔 강릉에 다녀왔습니다. 그야말로 눈폭탄이 내렸고 교통까지 마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호기심이 발동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혼자 가려다가 전날 마신 술 때문에 미안해서 한마디 던진 말 한마디에 졸지에 가족이 모두 나선 여행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곳 주민들의 힘든 생활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여행인지라 미안한 마음 금할 길 없지만 나름대론 역사적인 현장이 아니냐는 생각도 들어서 부랴부랴 아침에 버스에 올랐습니다. 다행이도 강릉까지 가는 버스는 모두 정상운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관령을 넘으면서 차창 밖 풍경은 온통 눈으로 변했지만 특별히 고속도로에는 별다른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버스터미널로 들어서면서 시내를 보니 이건 마치 재난영화에서나 봄직한 모습들입니다. 눈이 내려 쌓이기 보다는 거대한 눈 덮개가 내려와 시내를 덮은 것 같았습니다.

강릉시내에서 본 첫모습은 이처럼 눈 속에 파묻힌 자동차를 발굴하는 장면이였습니다. 






애초 계획은 강릉터미널에선 정동진으로 가려 했지만 이게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였는지...
시내버스도 주요 노선만 간신히 운행하는 마당에 먼 외곽지역인 정동진까지 운행할리 없다는 걸 한 시간 반을 기다린 끝에 깨닫곤 강릉발 청량리행 열차를 타기 위해 터미널에서 여까지 걷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아직 시간도 있거니와 이참에 시내를 걸으면서 현장을 느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사실 눈을 치운들 이 엄청난 양을 처리할 공간이 없다면 곧 따뜻한 날씨를 활용해 쉽게 녹도록 기다리며 처리하는 게 더 나을 듯 했지만 역시나 예외 없이 총력투쟁을 하듯 눈을 치우는 모습을 곳곳에서 봤습니다.
자연과의 조화를, 어쩔 수 없는 공존을 모색하며 순리를 따르기 보다는 각 지역에서 장비를 징발해 전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길은 모두 사라지고 아이들 키 높이만큼이나
높은 교통호가 있을 뿐입니다.
딸아이는 재미있다며 앞장서 걸어갑니다.

역시 신이 난건 아이들 뿐~^^
누군가 기지를 발휘하여 만들어 놓은
 거대한 눈사람 앞에서 포즈를 취해봤습니다.



강릉발 청량리행 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아이들이 기차를 타고 싶다고 고집해서 내린 선택인데 긴 시간의 여행임에도 신이 난 아이들은 거의 청량리까지 오는 내내 좋아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동해를 벗어나고 통리재를 넘어서면서 해가 저물고 창밖의 눈 풍경도 끝이 났습니다. 오랜만에 어설픈 가족여행을 한 것 치곤 좀 썰렁했는데 저는 다음날에 또 와서 이번에는 원래의 계획대로 철도사진을 찍었습니다.


강릉역 직원은수일 째 제설에만 매달렸다고 하네요

철길의 눈을 따로 버릴 수 없어 구내는 온통 눈밭입니다





둘째 날- 2월16일

이번에도 버스를 이용하여 강릉으로 넘어가 동해로 향합니다. 동해에는 유명한 철도사진 포인트가 있기 때문입니다. 

동해역과 옥계역의 중간지점엔 철도사진으로 유명한 포인트가 있어 늘 철도사진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립된 포크레인. 누가 누굴 구조해야하나?


제설열차의 등장, 제설열차를 처음 봤습니다


철길 건널목엔 화물선이



 눈까지 내려 멋진 바다열차를 찍을 수 있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 합니다.








PS: 다음노보엔 제설열차를 포함한 후기가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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