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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pril 10, 2011

상조회 사건의 뒷북을 치다






선수 : 강영규, 김대환, 김태형, 류기윤, 박흥수, 손재홍, 조재영, 표명수
대화 정리 : 김선욱



퇴직자 기념품, 사건의 발단
 
찌질남 : 전국의 향우회, 동호회가 난리가 났다. 회칙개정 하느라고. 동생 직장에서도 상조회가 난리가 났단다. 퇴직 기념으로 받아가던 것인데 금값이 오르다보니 욕심도 생기고 형평성 문제도 생기고... 나쁜 선례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들은 아니지만, 이런 자리를 통해 조합원들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한다.
 
무전기 : 상조회 문제가 이렇게까지 불거진 게 너무 안타깝다. 이 문제가 더 커지면 상조회 탈퇴 이야기까지 나올 수 있다. 금 한 냥이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다. 맥시멈 10만원. 정년하시는 선배를 생각하면 큰 건 아니지만 해가 갈수록 부담이 되기도 한다. 선배들이 먼저 정리를 해주었다면 쉽게 풀릴 수도 있는 문제였다.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먼저 양보를 하는 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겠나...


느끼남 : 사건의 발단과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강동원 : 똑같이 듣고도 다르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발생해서 민감하고 조심스럽다. 한도를 낮추느냐가 문제라기보다 인원수가 줄어 기존 한 냥이 부담되어 낮추자는 게 핵심이다. 상조회 감사에서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5돈으로 낮추자, 없애자, 혹은 현금으로 하자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상조회 운영위에서 회의를 통해 5돈으로 정리했는데, 당시 감사는 토론이 더 필요하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추가토론 없이 그냥 정리되었다. 이후 소집교육에서 투표를 통해 5돈으로 가결되었다. 사실 그전에 설문조사가 필요하다 하여 대기실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형식이나 과정이 문제가 있다고 감사에서 문제제기를 했다고 들었다. 이후 5돈 가결 이후 감사에서 절차와 형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대자보로 붙였고, 다시 상조회의 반박 대자보...
 
무전기 : 감사는 상조회 회계감사만 하는 게 아니고 운영전반에 관해 할 수 있다. 운영위에 상조회장이 개입한 것도 문제이다.
 
강동원 : 사실을 밝혀서 잘잘못을 따질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을 계기로 직원들간의 화합을 위해 잘 매듭을 짓자는 게 취지다.
 
 
금값은 오르고 직원수는 줄고...
 
7000 : 퇴직자는 있는데 신규자가 없다. 사회 고령화로 인한 연금문제와도 유사하다. 절차나 내용은 잘 모르는데, 용산기관차를 알아보니까 금액 상한선을 정했더라. 용산은 진작 그런 문제를 간파했단 말이다. 슬기롭고 현명하게 넘어갈 수 있었는데, 우리는 서로 상처만 남았다. 얘기도 조심스러운 게 술자리에서도 편이 나누어진다. 무섭다.
 
무전기 : 운영위원회 연령대가 40대 후반-50대다. 만일 연령대가 골고루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선배들이 보기엔 괘씸하단 생각이 든 것이다.
 
역전간 : 94, 95처럼 후배들 왕창 오면 해결되는데...ㅋㅋ 차라리 잘 터졌다. 솔직히 난 퇴직하면서 뭐 받아가는 게 이상하다. 상조는 어려울 때 도와주는 건데 퇴직은 어려워지는 게 아니지 않나? 내가 좀 젊어서 그런가?

 
엉클샘 : 어느 순간 나이를 먹었다. 어느 자리를 가도 그렇고... 한 직장에서 평생을 다니고 나가는데 같이 생활했던 후배들이 기념으로 주는 거다. 돈 챙겨가려고 하는 거겠나? 기념으로 1냥 하는 거다. 근데 금값이 올랐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전통이다. 나도 10년 남았지만(정년 연장해서) 받고 싶기도 하고. 이것은 어떤 형태로든 남아야 한다. 사람 사는 게 아무리 각박해도 어울려 사는 정이다. 이런 거 챙기는 것도 상조회 몫이다. 대자보를 잘 보진 못했지만 이야기는 들었다. 듣기로는 절차상의 문제 때문인 것 같다. 감사에서는 기표소 설치해서 하는 게 맞지 않냐는 이야기도 했는데, 약간 실수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좋은 취지로 하는데 대자보를 붙이고 할 거까진 아니다. 서로 좋은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 상조회 탈퇴? 부모님 돌아가시면? 올 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다.
 
강동원 : 일각에서는 강하게 반발을 해서 기존 안대로 통과되거나 하면 보이콧하겠다는 극단적 이야기까지 나온 걸로 안다. 심각성을 느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기 전에 누군가가 왜 조율을 못했을까?
 
무전기 : 조율이 있었지만 위아래 소통이 안 된다.
 
7000 : 대자보 붙고 했으니 심각성이 드러난 것이지 없었으면 그냥 내부불만으로 지나갔을 것이다.
 
강동원 : 이런 상황에서 다음 상조회 누가 하겠나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
 
7000 : 우리가 받는 건 돈도 있지만 정신적인 것도 있다. 그건 받아본 사람만 안다. 그동안 순기능이 있으니까 유지된 것이다.
강동원 : 이 문제를 순전히 돈 문제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안타깝다. 이 사건이 쟁점화 된 건 사실 이 문제가 크다.
 
엉클샘 : 상조회 핵심은 마음인데... 사람들 마음이 그만큼 각박해졌다.
 
라일락 : 옛날엔 대전 가서 하루 종일 있고 그랬는데 이젠 그런게 없잖아. 퇴근하며 차 가지고 가기 바쁜데. 대화할 자리도 없다.
 
찌질남 : 일반회사에 비하면 그나마 우린 있는 거다. 진짜 이런 분위기 찾기 힘들다. 우리만 메말라가는 게 아니라 사회분위기가 그렇고 그나마 우리가 낫다는 것이다.
7000 : 10돈 하니까 사람들이 상조회에 낼 금액만 보인다. 돈 많이 벌어 가시는 분들한테 왜 우리 돈 들어가냐는 식으로 바라보니까 민감해진다.
 
쩍벌남 :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같다. 한 달 사이에 금값 오른 게 아니다. 정년을 앞두고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진행해서 충격을 줄였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자주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차라리 잘 터졌다?
 
7000: 지금이라도 나왔으니까 차라리 다행이다.
 
라일락 : 만일 이야기 안 나오다가 나중에 한 번에 10명씩 퇴직하면 난리 난다. 언젠가는 나와도 나올 얘기가 지금 나온 것이고 과정이 문제였던 건데.
 
강동원 : 용산에서는 부러워하더라. 서울기관차는 지부만 쎈 게 아니라 조합원도 세다고. 대자보도 갖다 붙이고 뭐 이런 게 살아있는 역동감 아니겠나... 무관심보다 나은 거다. 뒤에서 숨죽이고 욕하는 것보다 이게 훨 낫다.
 
7000 : 근데 대자보를 모 과장이 떼어버린 것은 문제였다.
 
역전간 : 과장도 물론 회원이고 그런 실수할 수 있는데, 문제는 술 한 잔 먹었으면 모르겠는데...
 

강동원 : 그치. 술 한 잔 먹은 것도 아닌데..
(다들 웃음...)
 
찌질남 : 상조회를 연배순으로 했는데. 앞으로는 정년 앞둔 분들은 고문으로 컨트롤 하시고 40대에서 50대 초반의 연령대에서 상조회장이 나와서 위아래를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본인이 아무리 청렴해도 왜곡된 시선이 존재한다. 대자보를 붙이는 것도 이미 결정 난 것을 이건 무효다이게 아니라 이건 인정하지만 감사로서 이런 비민주적 절차는 문제가 있고 개선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을 것이다.
 
7000 : 거기다 퇴직을 앞두고 하니까 감정싸움이 되었다.
 
엉클샘 : 퇴직자 한 분이 내가 이걸 받아야 되는 거냐 말아야 되는 거냐 이러더라. 괜히 입장이 난처해졌다.
 
 찌질남 : 만일 퇴직 앞둔 자가 먼저 나서서 나 안 받아도 된다고 했으면, 내가 먼저 줄이는 게 후배들을 위해 좋은 일하고 명예롭게 간다라고 했다면 아랫사람들은 얼마나 좋았겠나.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옛날 400명일땐 큰돈이 아니었다. 앞으로도 금값이 더 오른다고 한다. 그럼 지금 5돈인데 그 땐 2.5돈으로 바꿀 것인가? ‘을 기준으로 삼지말자. 한 몫 잡아갈려고 하는 분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전체가 상식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선물을 하되 굳이 꼭 금으로 못 박을 필요는 없다.
 
무전기 : 월급 받는 놈은 팔짝팔짝 뛰는 걸 좋아하고, 정액수당 별로 안 좋아하자나. 인상이 안 되니깐. 상한선을 만들어 놓고 하면 좋은데 금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으니까 잘 안 깨지더라.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7000 : 일본 기관사 퇴직하신 분을 봤는데 보석보관함에 기관사 명찰과 당시 제복의 단추를 보여주더라. 우리 같으면 금열쇠를 보여줄 텐데... 그 사람은 기관사로 일하고 제대한 것을 명예로 생각하더라.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다. 금 문제 나오면 돈으로 치환되고, 상조회 문제가 결국 돈 문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상조회의 가치가 돈이 아닌데 10돈이냐 5돈이냐에 순식간에 반응하고 일어나버렸다. 다 묻혀버렸다. 거기서 상처가 생겼다. 금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찌질남 : 퇴직하는 분들은 또 그런 고정관념이 있다. 갑자기 줄이는 게 아니라 점차적으로 줄이자고 하면 다 동의하지 않을까?
 
7000 : 퇴직하신 분들 여쭤봐도 금 팔았다는 분은 없다. 간직하고 계신다.
 
 
갈등의 통합과 조율
 
강동원 : 이렇게 했어야 되는데.. 라고 이야기가 모아지는데 이미 상황은 벌어졌다. 5돈으로 줄였고 상처의 골을 깊어졌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무전기 : 아픈 과거는 자꾸 들추지 마...

 느끼남 : 치유를 해야 하는데 중재자가 없다고 했다. 맞는 말인 게 사무소 어느 모임을 봐도 그런 역할이 없다. 동호회장도 안 맡으려고 하고... 선배들이 그 중재자 역할을 안 한다.
 
역전간 : 많이 빠져나갔다. 중간짬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느끼남 : 모든 동호회나 모임들 총무가 짬밥이 k1인데 이들이 중재하긴 어렵다. 서로간의 진지한 사과부터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핵심이 되는 4분 정도가 모여서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게 급선무 같다. 어차피 다 선후배사이이고, 감정싸움으로 비쳐지지 않게끔 앞으로 후배들한테 좋은 선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찌질남 : 억지로 만나서 사과하는 건 반대다.
 
역전간 : 만나서 이야기할 필요는 있다.
 
무전기 : 사전에 물밑작업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작업이 돼야 당사자들이 모여서 이야기되는 것이다.
 
강동원 : 내가 누구 짬밥만 되도 하겠는데...
 
7000 : 실제로는 짬밥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나이다. 저 같은 사람이 술자리에서 말만 많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둥글게 둥글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부러질 땐 부러져야한다.
강동원 : 지금 이야기를 해보면 단순히 상조회 문제가 아니다. 세대 간의 갈등과 통합의 문제가 되어버렸다.
 
무전기 : 사무소 처음 왔을 때 공우회 하계휴양 갔더니 사람이 개떼였다. 근데 S가 하나도 없다가 10개가 되다보니 또래집단에서 개별집단으로 되어버렸다. 임금도 올랐고... 돈 생기고 여유생기면 실제로 사람이 뭉치기가 힘들어진다.
 
강동원 : 다이아가 빡세져야 하나?
 
무전기 : 실제로 다이아 펼쳐놓고 보면 그렇게 안 빡세다.
 
역전간 : 무전기는 원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논외로 해야 한다.
 
무전기 : 옛날 장항 합숙가면 4팀 심할 땐 7팀까지 모였다. 자연스럽게 대화의 자리가 만들어지고 소통을 할 수 있었다. 이제 그게 안 돼.
 
7000 : 그건 나도 공감이야. 옛날엔 휴일은 없어도 사실 대전 가서 술 더 많이 먹었잖아. 시간이 많으니까 5대 일간지, 스포츠신문까지 들고 다니면서 다 보고 다녔어. 대전가면 거기서 대한민국을 다 씹어. 모르는 게 없어.
 
강동원 : 그래도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진 않잖아.
 
7000 : 그건 당연하지. 그땐 지금을 꿈꾸면서 살았으니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우리 죽어요. 또 졸라게 싸워야 돼. 상조회 당연히 흥하지. 누구 돌아가시면 다 몰려가서 고스톱치고 술 먹고, 신났지. 사람도 많고, 그렇게 출근하고 상갓집 핑계로 제끼기도 하고...
 
찌질남 : 파시즘 감옥에 갇혀서 맨날 어울리다보니까 서로 친해진 거야..과거는 다 아름답게 회상해. 진짜 사실 그 시절 끔찍해. 나도 처음 왔을 때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요새 애들 싸가지 없다 였어. 내가 시보 때 선배들이 무슨 말 했냐면 서울기관차 정말 정 없어졌다는 거였어.
 
7000 : 우리 때도 그랬어.
 
역전간 : 옛날에 조광조도 그랬을 거야
 
강동원 : 이한웅 선배님도 입사했을 때 선배들한테 그런 소리 들었을 거야..
 
캬캬캬캬(다들 웃음)
 
 
대화가 필요해
 
찌질남 :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한마디씩 하고 시청자 토론은 2차 가서 하자.
 
엉클샘 : 서로 술 한 잔하고 이야기하고 순리대로 풀어야 돼. 흠집 내지 말고... 서로 좋은 게 상조회잖아. 앞으론 대자보 같은 건 붙이지 말고... 말로 잘 풀어야지. 특별한 결론 없어.
 
무전기 : 나보다 고참들 똑바로 잘해..
 
느끼남 : 선배든 후배든 아무리 못나도 배울 점 있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동료다. 지금 그런 분위기가 안 된다는 게 좀 실망스럽다. 신규기관사를 대하는 본무기관사님들의 태도도 가끔은 심하다 싶은 분들도 계신다.
 
무전기 : 옛날에 기관사 발령나면 시쳇말로 보조새끼라고 했다. 사실 부기관사보다도 못한 게 보조새끼였다. 차 봐야지, 운전 해야지 운보 써야지, 된장찌개 드실래요, 김치찌개 드실래요 해야지. 2년은 도 닦는 심정으로 일해야 했던 게 사실이다. 고참들 보기엔 이번 사건은 일종의 도발로 보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누가 잘했냐 이런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어쨌든 갈수록 대세는 정해진 게 아닌가 한다. 고참들이 섭섭해 하지 말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보다 많이 고민하셨겠지만, 좀 더 고민해 주셨으면 한다. 이번 사건만큼은 누구나 공유를 할 수 있는 좋은 건으로 정리가 되었으면 한다.
 
역전간 : 난 이 자리를 왜 만들었나 생각해봤더니 선욱이가 노보를 만들라고 우릴 부른 게 아닌가? (다들 웃음) 우리끼리 이야기하면 아주 극소수의 의견이 될 수 있다. 대자보 하나 붙여서 유야무야 끝내지 말고 간담회를 하던가 했으면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도 보도 못한 사람도 있다. 조합원들의 많은 참여를 통해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강동원 : 개인적으로 이런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없는 일을 사서 만들 필요는 없지만, 속으로 문제가 있어서 꿍하고 있다면 차라리 이렇게 터트려야 한다. 당사자들은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이 문제를 계기로 우리가 또 이렇게 만나는 거 아닌가? 이런 일 없으면 우리가 이 자리의 선수들 구성으로 술 먹을 일이 있겠는가? 좋은 일은 아니지만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찌질남 : 오늘 이 자리에서 오간 모든 이야기들은 가감 없이 노보에 나가야 한다. 다만 이름은 가명으로 바꾸겠다. 텔레토비 이름으로 하던 붉은 돼지로 하던 어쨌든 대화의 내용은 삭제 없이 전제하도록 요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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